사실 난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쓴 서평을 먼저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마치 영화 식스센스를 보기도 전에 누군가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떠들어 버리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서평은 서평을 쓴 사람의 입맛에 따라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독자를 잘못된 방향으로 내몰수 있다. 그러나 서평은 때로 독자에게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준다.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면 자신이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하고 느낀 점을 글로 차분히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머릿속에서 정돈되지 않고 둥둥 떠다니던 생각들을 글로 적어나가다 보면 책의 내용을 자신이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단, 그 이해의 깊이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독서란 문자를 읽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그럼에도 서평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물론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할때 좀 더 깔끔하고 매끄럽게 책속의 내용들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여기 5년 동안 천권의 책을 읽은 독서가 파란여우(인터넷 서점 알라딘 블로거)가 있다. 한국문학에서 부터 외국문학, 고전·해석, 인문·사회, 인물·평전, 환경·생태, 문화·예술, 역사·기행, 만화·아동 편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데로 읽었다. 그리고 서평을 썼다. 파란여우 역시 책속의 텍스트를 통해 현실의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법에 있어서 고민한다. 책을 읽는데 있어서 독자는 굶주린 맹수여만 한다. 그래야만 책속의 내용이 독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파란여우는 그 참독서의 방법으로 서평 공책에 기록하라고 권한다. 책을 읽는 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기록되고 기호로 남는다. 이 서평공책은 나중에 서평을 쓰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을때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책을 소리내어 읽는 음독을 추천하는데 특히나 중국고전이나 한국고전을 읽을때 음독을 하면 누룩처럼 깊은 맛이 혀에 감긴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읽을때 장르별, 작가별, 주제별로 묶어서 연독을 하라는 것이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내용과 관련된 책을 고구마 줄기에 딸려나오는 고구마처럼 연달아 찾아내며 읽는 방법이다.
파란여우의 서평은 '나의 책읽기는 단순히 reading 으로서의 읽기가 아니라 그 너머의 정체성까지 읽는 beyond discovery 로서의 읽기다.'(20p) 에서 말한 것처럼 고전이든 현대문학이든 끊임없이 자신과 현재와 소통한다.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과 저자들을 시도때도 없이 소환한다. ' 강 하면 나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과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와 반전가수 존 바에즈의 포크송 리버 인더 파인,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윌든이 차례로 연상된다.'(373p) 는 구절에 드러난 것처럼 파란여우의 서평은 1차선 일방통행이 아니라 16차선 톨게이트와 같다.
그만큼 파란여우의 서평은 한쪽으로만 몰고가거나 막혀있지 않고 다양한 자료와 삶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또한 아픈 만큼 느끼는 것이다. 파란여우의 서평은 그녀가 그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한 삶의 궤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살아있는 글이다. 여러시간 푹 고아야만 뽀얗고 구수한 사골 국물이 나오듯이 파란여우가 5년동안 온몸으로 팔팔 끓인 서평은 책 읽기에 서툰 독자라도 쉽게 숟가락을 들이밀 수 있다.
'밥스의 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이라디오 위젯 - 듣고 싶은 음악을 블로그에서 공짜로 듣기 (14) | 2010/01/27 |
|---|---|
| 깐깐한 독서본능 - 사골 국물처럼 우려낸 서평의 재발견 (74) | 2010/01/04 |
| 다음뷰, 광고 스팸 블로거의 낚시터? (54) | 2010/01/03 |
| 인디아나밥스닷컴 2009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300 선정!! (85) | 2009/12/26 |
| 블로그에 국민권익 위젯 달고 넷북, 아이팟터치, PMP까지!! (35) | 2009/12/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