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공개적으로 남성이 우월하냐 여성이 우월하냐를 따지려 든다면 수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집중포화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 여성이 받아왔던 각종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 이제는 우리 사회의 당당한 참여자로서 발돋음 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을 사회적 강자로 재인식하고 있는것은 어쩌면 자신의 영역을 빼앗겼다고 두려워하는 수컷의 본능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바라는 남성상도 변화가 있었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대변되는 강한 남성상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난것이다. 단단한 근육 내면에는 늘 긴장하고 매사에 스트레스 투성인 연약한 생명체로서 남성이 드러났다. 한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76세, 여성은 83세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무려 7년이 짧다. 생존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하는 생물의 한 종(種)으로서 남성은 여성보다 약하고 뭔가가 부족한 존재이다.

그렇다면 남성은 왜 존재하는것일까? 남성에게 가혹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남성의 정자가 필요한 유성생식은 비효율적인 종족번식 방법이다. 종족번식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처녀생식이다. 암컷 진딧물은 수컷과의 교미와 수정 없이도 새끼를 낳는다. 이때 낳은 새끼들은 모두 암컷들이다. 단, 늦가을에만 암컷 진딧물은 수컷을 낳는데 이때 수컷과의 수정으로 낳은 새끼들은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봄에 암컷으로 태어난다. 수컷과 유전자 정보교환을 통해 불리한 생존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새끼를 낳기 위함이다.

어미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딸을 낳는 처녀생식의 단점은 동일한 유전정보 때문에 보다 뛰어난 종의 출현이 어렵고 예상치 못한 환경의 변화나 질병 발생시 종 자체가 전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명이 출현한 지 10억년, 대기에 산소의 양이 증가하자 반응성이 큰 산소는 다양한 원소를 산화시킴으로서 지구의 기후와 기온은 더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바야흐로 생명체의 생존에 있어서 다양성과 변화가 요구된 것이다. 암컷들은 이때 비로소 수컷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진화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남성이 필요해진 여성은 이제 남성을 만들기로 한다. 남성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의 SRY유전자는 지령을 내려 남성에게는 필요없는 여성 생식기의 벌어진 틈 좌우를 봉합하기 시작한다. 기본 사양인 여성에서 필요에 의해 결정된 남성이 주문 생산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 과정은 남성의 회음부와 음낭 그리고 성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생식기를 봉합한 흔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남성의 음낭을 보면 마치 호두처럼 가운데 부분이 봉합해진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남성의 성기또한 여성의 생식기인 좌우 음순이 봉합된 것이다.

결국 남성은 여성으로부터 시작된 종(種)의 번식과 생존을 위한 필요에 의해 제작된 유전자 운반자에 지나지 않는다. 사마귀나 거미의 수컷이 교미 후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모습에서 그 목적이 더욱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자신의 임무를 마친 남성 혹은 수컷은 그리 오래 생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남성들이 이러한 임무에 충실하도록 생식행위를 통한 강렬한 쾌감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비록 우리 남성들이 단순히 생물적인 본능과 쾌락을 쫓는 수컷이 아닌 이성적인 존재라고 하더라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필요에 의해 제작된 수컷의 시작은 급조에 따른 부정합과 오류가 남아있어 암컷에 비해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남성을 남성답게 하는 호르몬인 테스토르테론 조차도 오히려 남성의 면역기능을 떨어트려 여성보다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역사 이래로 남성이 세상을 지배해왔지만 사실 남성은 유전자 교환과 운반을 책임지는 여성의 하수인에 불과한 존재이다.  '모자란 남자들' 이책은 남성과 여성 그리고 여성과 남성, 서로 다른 뇌와 신체구조를 가진 XX와 XY의 유전자로서 다른 목적으로 시작된 생명의 근원과 진화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