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해 보셨나요?
저희집에서는 헌혈하고 왔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별말씀 안하시지만 올해 여든이신 할머니께서는 헌혈했다고 하면 큰일이라도 난것처럼 화를 내십니다. 그러시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 기껏 밥 먹여놨더니 왜 할일없이 가서 피를 뽑느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아는 동네 아줌마 아들이 헌혈을 하고 와서 며칠을 앓아누웠다더라는 이야기도 꼭 빼놓지 않으십니다.^^;

옛날 분이시라 그러려니 하고 그건 잘못된 이야기다라고 말씀을 드려도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앞으로 헌혈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십니다. 그래서 헌혈을 하고 오면 할머니앞에서는 일부러 헌혈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저는 헌혈을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했습니다. 학교에 헌혈차가 와서 헌혈하고 싶은 사람은 헌혈하라는 말에 좀 망설였지만 수업도 빠지고 빵과 우유도 준다는 말에 친구들과 어울려 얼씨구나하고 달려나갔습니다. 그런데 헌혈용 바늘을 본 순간 다리에 힘이 쑥 빠지면서 겁부터 나더군요. 하지만 나중에 혹시 헌혈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르니 미리 경험삼아 한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헌혈을 했었습니다.

그이후로 대학 때 한번 군대 때 한번 그리고 제대하고 나서 한번 이니까 정말 몇 번 안되는군요. 집 근처에 헌혈의 집이 있어서 그 앞을 지날때마다 헌혈 한번 해야되는데하고 생각만 하다가  마침 며칠 전부터 헌혈의 집 앞에 올 6월 14일이 세계헌혈자의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길래 저도 사랑과 생명을 나누는 뜻깊은 행사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헌혈을 하고 왔습니다. 국내 헌혈량이 부족해서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서 요즘 헌혈하는 분들이 별로 없는가보다 했었는데 들어가보니 헌혈하는 대학생 분들이 꽤 많이 계시더군요. 역시 많이 배운 대학생들다웠습니다.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30~40대 분들도 계셨고 자그만한 체구의 여학생들도 헌혈을 하고 있어서 제가 좀 부끄러웠습니다.


그날따라 신분증을 깜박하고 가져가지 않았는데 신분증이 없으면 헌혈이 안되더군요. 알고보니 2004년 7월부터 규정이 바뀌었답니다. 결국 다시 신분증을  가지고 와야했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혈액관리를 위해서는 번거롭지만 꼭 필요한 일이겠지요. 헌혈하고 난 다음에 어떤 분들은 주사자국을 문지르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게 하면 멍이 크게 들기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세계 헌혈자의 날에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세계 헌혈자의 날 홈페이지 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헌혈자의 날(World Blood Donor Day)은 국제 헌혈운동 관련기관(국제적십자사연맹, 세계보건기구, 국제헌혈자조직연맹, 국제수혈학회)이 지난 2004년 제정한 세계 헌혈자의 축제로, ABO혈핵형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칼 랜드스타이너 박사의 탄생일인 6월 14일을 기념하여 제정되었습니다.

세계 헌혈자의 날은 전 세계적으로 매혈을 지양하고 자신의 혈액을 무상으로 기증하여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날입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2004년부터 헌혈문화 확산과 헌혈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대한적십자사도 2004년부터 매년 6월 14일을 기념하여 헌혈자를 위한 축제의 한마당인 세계 헌혈자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세계헌혈자의 날 홈페이지 에서 발췌


금년으로 여섯 번째를 맞는 세계 헌혈자의 날은 올해 2009년도 공식주최국으로 호주가 선정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전국의 헌혈원에서 헌혈의 중요성과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자전거 투어, 거리 홍보등 많은 행사를 6월초부터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특권인 헌혈은 그리 어렵거나 힘든 일이 아닙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작은 관심과 용기가 있다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내 몸을 타고 흐르는 이 뜨거운 피가 비록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사고와 병마로 사그라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의 불꽃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짜릿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번 주 6월 13일(토)에 오후 4시부터 세계 헌혈자의 날 기념식과 축하행사가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됩니다. 이날 헌혈사업유공자 표창과 등록헌혈자 및 다회헌혈자를 초청해서 음악회(열린음악회)가 개최됩니다. 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 에서 온라인 이벤트도 함께 진행중이오니 헌혈에 관심 있으신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