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고향집에 다녀왔습니다.
어둑어둑 해질무렵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근처 논 옆에 낯익은 경운기가 보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도 일을 하고 계시나하고 논에 내려가 살펴보니 저쪽 논 한쪽에서 아버지께서 당그레(곡식을 그러모으고 펴거나, 밭의 흙을 고르거나 아궁이의 재를 긁어모으는 데에 쓰는 ‘丁’ 자 모양의 농기구로 '고무래' 를 가리키는 전라도 사투리)로 무논을 고르고 계십니다.

"아부지, 저 왔어요"
"그래, 왔냐~"
"아직 일 많이 남았어요?"
"아니, 다 했다. 가자"

아버지는 저를 한 번 보시고는 당그레질을 계속 하십니다. 모심기 전에 트랙터나 경운기로 로타리(논이나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르게 하는일로 써레질이라고도 함)를 치고 논에 물을 채워놓는데 논 바닥이 움푹 패인곳이나 고르지 못한곳은 모가 제대로 심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꼼꼼이 일을 하십니다. 육십 평생 농사일을 해오신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아버지의 낫질 한번에 풀이 눕고 삽질 두번에  흙이 편안하게 잠이 듭니다.

"개굴개굴"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합니다. 꼭 모내기 할때쯤이면 이녀석들이 이렇게 요란하게 울어댑니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면 어릴적 해질무렵 농사일을 끝내고 넓디넓은 아버지등을 바라보며 집에 돌아오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고향집 뒤에 대밭이 있는데 이제 막 죽순이 나고 있습니다. 죽순을 삶아서 겉 껍질을 벗기면 노란 속살이 나오는데 이 죽순을 잘게 잘라 고추장 무침을 해서 먹거나 된장국을 끓일때 넣어서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요즘은 환경오염 탓인지 죽순이 저 어릴때처럼 많이 나지 않습니다. 거기다 도시 사람들이 봄만 되면 어찌나 산과 들을 샅샅이 훑어가는지 산나물이고 죽순이고 남아나질 않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고사(故事)에 나오는 탱자가 바로 이 열매입니다. 나중에 익으면 색이 노랗게 변하는데요. 어릴때 호기심에 몇 번 먹어봤는데 신걸 좋아하는 저도 신맛이 너무 강해서 못 먹겠더군요.

어릴때 밭일하다가 심심하면 따먹던 기억이 나는군요. 오디는 처음엔 녹색이었다가 붉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색깔이 변합니다. 붉은색이었을때는 신맛이 강하지만 검은색으로 변했을때 먹으면 달짝지근하답니다. GOP에서 군복무할때  수십년은 됨직한 뽕나무를 발견했는데 오디 열매가 어찌나 크던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열매가 어른 엄지만 하더군요. 저만 신나서 막 따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매실도 주렁주렁 많이 열렸습니다. 예전에 아버지 술 좋아하실때 어머니께서 매실주 많이 담구셨었죠.

▲무당벌레가 계란꽃(망초)를 올라가는게 보여 얼른 찍었습니다.